정보마당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포토갤러리

[겨울 걷기여행] 한옥과 골목길, 문화예술이 만나는 세종마을(서촌)
한국의길과문화 조회 367 댓글 0 2019-12-17

KakaoTalk_20191216_145633767.jpg

 

동네골목길 탐방코스 16코스 세종마을 

한옥과 골목길... 문화예술이 만나는 세종마을

 

세종마을)서촌)은 인왕산 동쪽과 경복궁 사이에 위치한 지역으로 조선시대에는 준수방, 인달방, 순화방, 웃대, 우대, 상대마을(上村)이라고도 불렸다. 이곳은 조선시대 중인과 일반 서민의 삶의 터전이었으며, 세종대왕의 생가터, 백사 이항복의 집터가 있다. 또한, 옥계시사(玉溪時社, 백일장)가 열리고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와 추사 김정희의 명필이 탄생한 마을이기도 하다. 근현대에는 이중섭, 윤동주, 이상, 박노수 등이 거주하며 문화예술의 혼이 이어졌고, 현재 600여 채의 한옥과 골목, 전통시장, 소규모 갤러리, 공방 등이 어우러져 문화와 삶이 깃든 마을이다.

 

 

서촌을 아시나요? 세종마을을 아시나요?


02.세종마을.jpg

경복궁 서쪽에 있는 마을이라 하여 불리게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는 서촌. 이제는 친숙하게 듣는 마을 이름이다. 인사동, 삼청동, 북촌으로 이어지던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곳까지 옮겨지면서 유명해진 마을이다. 효자동, 청운동, 통인동 등 15개 법정동이 여기에 속한다. 재미있는 것은 서촌이란 이름은 어느 날 갑자기 갖게 되었다. 그래서 서울 토박이들도 서촌이라 말하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럼 서촌이라는 이름은 언제부터 불려졌을까? 서촌이란 지명은 2000년 후반에 이 지역 일대를 보존, 정비계획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이 일대의 포괄적 이름으로 서촌이라 불렀다. 서촌 프로젝트가 언론에 알려지면서 지금의 서촌으로 불리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문헌을 찾아보면 이지역의 지명은 '상촌'이란 명칭이 대부분이다.

실제 문헌에서 등장하는 서촌이란 지명은 북촌과 마찬가지로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지명이나 지금의 돈의문(서대문) 인근(정동일대로 추정)을 서촌이라 불렀다. 조선시대 한양도성 안은 북촌, 서촌, 남촌, 동촌, 중촌 등 5개 마을로 이뤄졌으며 마을은 청계천을 중심으로 구분되었다. 그래서 경복궁 동쪽에 있는 마을이 동촌이 아니라 북촌이다.

세종마을이라는 이름은 종로구청에서 종로구 지명위원회에서 경복궁 서쪽지역을 옛 명칭인 상촌(上村)’또는 세종대왕이 태어난 곳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부여한 세종마을로 사용함이 타당하다고 2013년에 의결하면서 세종마을로 부르게 되었다. 하지만 서촌이란 지명이 이미 널리 퍼져 세종마을이란 이름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일러두기 "필자는 이글에서는 세종마을이란 이름을 주로 사용했다."

 

 


03.광화문광장과 세종대왕 동상.jpg

 

 

이상적 유교정치를 구현한 세종대왕과의 만남 

세종대왕이 태어난 세종마을(서촌)을 가기 전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9번 출구로 빠져나오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광장 중 하나인 광화문광장이다. 가장 먼저 세종대왕 동상을 만나게 된다. 왕의 위엄보다는 온화한 표정이 친근함이 느껴진다. 백성을 진심으로 사랑한 조선의 4대 임금인 세종대왕의 이야기는 동상 뒤로 들어가 만나볼 수 있다. 마치 비밀의 문으로 들어가는 기분으로 계단을 따라 세종이야기충무공이야기 전시관에 들어서면 세종대왕과 충무공 이순신의 생애와 업적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광화문광장에서는 세종대왕이 즉위하고 승하하신 경복궁과 마주하게 된다. 경복궁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만큼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으로 궁 안팎에서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되고 있다. 세종마을로 향하는 길에 운이 좋으면 광화문에서 진행되는 수문장 교대식을 볼 수 있다. 경복궁 담장을 따라 경복궁역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본격적인 세종마을 탐방이 시작된다.

04.수문장교대식.jpg

07.세종마을.jpg
 

 

골목길 따라 세종마을 속으로

본격적인 세종마을 여행이 시작되면 지도를 확인하면서 가야할 만큼 미로 같은 골목길이 이어진다. 경복궁 담장을 따라 50m 가량만 올라가면 한국 최초의 사진 전문 미술관인 대림미술관이다. 미술관 옆 골목길을 따르면 백송을 가리키는 작은 푯말을 발견할 수 있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고마운 손글씨 이정표를 따라 우측으로 들어서면 통의동 백송 터를 발견하게 된다. 통의동 백송은 우리나라 백송 중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워 1968123일에 천연기념물 제4호로 지정되었으나 19907월 폭풍으로 넘어져 고사됨으로써 지정 해제되었다. 고사된 백송은 밑동과 가슴 이야기를 남겼다. 이곳 주민들에게 백송은 당산나무와 같은 존재였기에 폭풍으로 넘어진 백송을 살리기 정성을 다하였다. 다행히 1991년 봄 새싹이 나는 등 살아날 조짐이 보였지만 허무하게도 목제를 탐내는 사람들이 몰래 제초제를 뿌려 백송은 최종 사망신고를 받았다. 현재 백송 주변으로 후손목이 자라고 있는데 재미나게도 소유권이 각기 다르다. 서울시, 종로구청, 백송할머니 홍기옥가 소유하고 있다는 알림판이 나무마다 걸려있다.

 

 

 백송을 뒤로 발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하얀 벽에 걸린 작은 초상화를 발견할 수 있는데 추사 김정희(1786~1856)이다. 추사는 이곳과 인연이 깊다. 이 일대가 추사의 집터라는 추측과 추사가 청나라(중국) 사신으로 다녀올 때 백송 종자를 가지고 와 이곳에 심은 게 지금은 고사한 백송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 일대는 창의궁이 자리하던 곳이었으나 1908년 일제가 대한제국의 토지와 자원을 수탈할 목적으로 설치한 식민지 착취기관인 동양척식주식회사 사택이 지어지면 옛 흔적은 백송 밑동만 남고 옛 흔적은 모두 사라져버린 공간이 되었다.

06.추사 김정희 초상화.jpg
 

백송 터를 지나면 더 좁고 복잡한 미로 같은 골목길을 만나게 된다. 골목을 따라 한옥과 양옥, 적산가옥이 한 자리에 있어 근대건축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골목길을 빠져나오면 영추문 맞은편 보안여관이다. 청와대 앞에 있어 보안여관이라는 오해가 많은 여관의 이름은 아이러니하게도 1930년대에 지어졌다. 이곳은 1930년대 한국문학사의 한 획을 그었던 시인부락이라는 문학동인지도 서정주 시인이 바로 이 '통의동 보안여관' 에 하숙하면서 김동리, 오장환, 김달진 시인 등과 탄생시켰다. 한때 철거 위기에 놓였던 이곳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여 세종마을의 명소가 되었다.

세종마을은 골목 하나만 건너면 금세 다른 법정동이다. 통의동에서 효자동으로 이동하게 되지만 동과 동의 경계는 이곳 토박이가 아니고는 전혀 알 수 없다. 하지만 효자동만은 쌍효자 터(쌍효자를 기리는 정문)’에서 지명이 유래되었기 때문에 쌍효자터의 표지석만 찾는다면 효자동임을 알 수 있다. 표지석 위로 독립운동가 신익희 가옥 안내표지가 있어 다음 목적지를 찾는 것은 덤이다.

필운대로를 따라 서울농학교 정문을 들어서 학교 건물 뒤편으로 가면 사도세자의 생모인 영빈 이씨의 신위를 봉안하고 제사하던 선희궁이 있던 곳이다. 별도의 이정표도 없고 학교 내에 있어 쓸쓸히 자리하고 있지만, 이곳 학생들에게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가까이에서 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농학교와 맹학교 앞 담장에는 아이들의 소망과 수화를 타일로 부착해 언어의 소중함과 아이들의 꿈을 엿볼 수 있다. 학교 맞은편 우당기념관은 중국으로 망명하여 독립을 위해 싸운 우당 이회영 선생 및 형제(건영, 석영, 철영, 시영, 호영) 그리고 그들과 뜻을 같이한 애국열사 동지들을 기념하는 곳이다. 우당 선생 6형제와 50여 가족은 전 재산을 처분해 독립운동 자금을 조성한 후 만주로 건너가 신흥무관학교를 세우고 독립군을 양성했다. 가문 차원의 헌신은 우리 역사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헌신이었다. 만주로 떠났던 6형제 중 살아서 고국으로 돌아온 이가 대한민국 초대 부통령인 이시영(1869. 12~1953. 4)뿐이었다.

 

08.서울농학교맹학교 담장벽화.jpg

 

동양화의 아름다움

다시 필운대로를 따라 박노수 가옥과 기린교를 찾아 나서게 된다. 군인아파트는 정문 옆에는 조선시대 광해군 때에 세운 궁궐인 자수궁이 자리하던 곳을 알리는 표지석 맞은편 골목길로 접어들면 미로와 같은 골목길을 따라 이리저리 발걸음을 옮기게 되는데 독특한 2층 건축물의 담벼락을 따라 대문 앞으로 향하면 20139월에 탄생한 종로구립 박노수 미술관이다. 이 집은 일제강점기 때 대표적 친일파일 윤덕영이 그의 딸의 위해 지은 것으로 조선 말기의 한옥 양식과 중국식, 서양식 수법들이 섞여 있는 절충식 가옥으로 1930년대 후반의 한국인 건축가의 저택 설계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자료로 1991528일 서울시 문화재자료 1호로 지정되었다. 1972년부터 동양화가 남정 박노수 화백(1927. 2~2013. 2)이 이집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적 속에서 현대적 미감을 구현해 낸 작가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박노수 화백은 2011년 와병 중에도 종로구와 종로구립 박노수 미술관 설립을 위한 기증 협약을 통해 자신의 삶의 세상에 돌려주고자 했다. 아쉽게도 선생은 미술관 설립중인 20133월에 세상에 돌려주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지만, 그의 작품세계는 온전히 남아 각박한 세상에서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주고 있다.

10.박노수가옥.jpg

미술관 앞은 주택가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여행객이 골목길을 따라 인왕산 방면으로 쉴 새 없이 오르내리는데 인왕산 방면 주택가 끝에는 겸재 정선(1676~1759)'장동팔경첩(壯洞八景帖)' 중 수성동을 그린 그림에서 나오는 돌다리 기린교(麒麟橋)가 그대로 자리하고 있다. 수성동 계곡으로 알려진 이곳의 명물인 기린교는 1971년에 옥인아파트를 건설하면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2009년 옥인 아파트를 철거하는 과정에서 발견하게 되어 원형 모습을 볼 수 있도록 복원되었다. 복원에는 사진자료와 진경산수화라는 우리 고유의 화풍을 개척한 정선의 그림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알면 알수록 볼거리 많은 세종마을 탐방에 종착지는 세종대왕 나신 곳이다. 세종대왕의 동상과 전시관을 생각하면 초라한 표지석만이 겨레의 성군이신 세종대왕 나신 곳을 알리고 있다. 세종마을은 한 번만 와서는 보고자 했던 것을 다 못 보고 가는 경우가 많다. 미로 같은 골목길에서 이정표 없이 헤매는 일은 다반사지만 예상치 못한 매력에 빠져 발걸음은 다시 세종마을로 향하게 된다.




12.상점.jpg 

 

걷기여행 TIP

- ‘서촌이나 세종마을은 이름은 다르나 같은 장소이다. 세종마을은 주거지역 속에 문화유산이 곳곳에 숨겨진 곳으로 사전에 충분한 정보를 습득하고 가는 것이 좋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인 만큼 한번 쯤 가보겠다는 생각으로 찾게 되면 볼 것 없는 마을이 될 수도 있으니 꼭!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 세종마을은 주민들이 거주하는 곳으로 목소리는 낮추고 발걸음은 가뿐히 걷고 쓰레기 아무데나 버리지 않는 에티켓이 필요하다.

- 종로구청에서는 골목길 해설사 프로그램을 상시프로그램정기프로그램으로 각각 운영하고 있다. 자세한 신청방법 및 시간은 종로구청 홈페이지(http://tour.jongno.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여행의 출발은 광화문역(지하철5호선)이나 경복궁역(지하철3호선) 어느 곳 상관없이 시작할 수 있다. 세종대왕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 간다면 광화문역에서 출발해 광화문광장 아래 <세종이야기충무공이야기> 전시관을 거쳐 가는 것이 좋다.

- 광화문 수문장 교대의식은 10, 13, 15시 등 13회 진행되며 소요시간 약 20분이다.

- 선희궁 터는 서울맹학교 교내로 들어가야만 볼 수 있는데 서울맹학교 수업이 있는 시간(평일 8~18)에는 교내로 입장할 수 없다.

- 종로구립 박노수미술관은 유료(일반 2,000(청소년 및 구민 할인))이며, ~일요일 10~18(관람종료 30전 까지 입장 가능) 운영된다. 문의 02-2148-4171

- 최근, 세종마을(서촌)을 찾는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대림미술관이나 이름 있는 식당은 긴 줄을 서야한다.

- 세종마을 탐방을 마치고 주변의 여러 문화유적지를 찾아갈 수 있다. 세종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경복궁은 매주 화요일이 정기 휴무일이다.기타_해설프로그램.jpg



기타_인왕산자락길.jpg 

 

코스 요약

- 걷는 거리: 4km

- 걷는 시간: 2시간(관람시간 제외)

- 광​화문역(5호선) → ① 대림미술관 → ② 통의동 백송 터 → ③ 창의궁 터 → ④ 창성동 한옥마을 → ③ 쌍홍문 터 및 해공 신익희 가옥 → ④ 자수궁터 → ⑤ 쌍홍문 터 → ⑥ 해공 신익희 가옥(제한개방) → ⑦ 선희궁 터 → ⑧ 국립 서울 농 맹학교 담장벽화 → ⑨ 자수궁 터 → ⑩ 박노수 가옥(유료) → ⑪ 기린교 → ⑫ 이상범 가옥 및 화실 → ⑬ 세종대왕 나신 곳 자하문로

- 화장실: 광화문역, 국립고궁박물관, 대림미술관, 박노수미술관(유료입장), 경복궁역

- 코스문의:  종로구청 관광체육과(02-2148-1855)

 

교통편

1.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9번 출구로 나오면 광화문광장이다. 

2. 돌아가기

세종대왕 나신 곳에서 자하문로를 따라 남쪽으로 약400m만 내려가면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이다.

 

<박스기사>먹을거리_통인시장.jpg


1. 세종대왕 나신 곳에서 자하문터널 방면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재래시장인 통인시장이다. 서민들의 삶이 스민 통인시장은 1941년 공설시장이 설립되면서 문을 열었다. 시장에는 약 70여개의 점포가 영업 중이다. 단일 메뉴로는 기름 떡볶이가 유명하며 시장을 찾은 여행객은 엽전을 구입해 시장 내 반찬가게에서 먹고 싶은 반찬을 골라 먹는 도시락 카페도 인기다. 엽전은 1개에 500원으로 4천원~5천원이면 푸짐한 도시락을 즐길 수 있다.

2. 통인시장 서쪽 출입구 부근에는 정감 넘치는 동네 빵집 효자베이커리가 있다. 26년간 청와대에 빵을 납품하여 입소문이 나서 주말에는 늘 줄을 서야만 빵을 살 수 있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콘브레드이다.

2. 통인시장 서쪽 출입구에서 남쪽 골목으로 들어서면 매운간짜장으로 유명한 영화루가 있다. 영화루는 50년이라는 어마어마한 전통을 자랑한다.

 


먹을거리_효자베이커리 콘브레드.jpg
 

 

한국의 길과문화 최해선 <sunsea81@nate.com>